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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호석과 남준의 어깨를 적셨다. 남준은 무릎을 꿇고 호석을 바라보며 비를 타고 눈물을 흘려보냈지만, 호석은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네가, 잘못한거야. 넌 나를 배신한거야." "호석아.." 남준의 애처러운 목소리가 호석의 울대를 흔들리게 만든걸까, 곧 호석에게도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넌, 나한테 얼굴도 보이지마. 개, 새끼야." 남준은 그저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는 대답할 염치도,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회개하고 있었다. 아니다, 그저 그는 깨닳았던 것이다. 자신은 호석이 없으면 절대 안된다는걸. 알고 있었는데, 알고 있었는데... 언제 부터 이런 비극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을까.

비가, 참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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